급하게 해야 하는 삽화 의뢰가 들어 왔다.
진행하던 일들이 있는 터라. 약간 걱정도 되었지만
단발성 일의 매력에 덥석 받았다.
한전에서 일어난 좋은 예와 나쁜 예를 그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우선 나쁜 예는 얼마 전 모 사업소에서 벌어진 사례이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동료와 술 한 잔을 기울이고 배웅 차 들른 기차역 대
합실에 앉아 있던 우리 회사 직원 A씨는 옆자리에 앉아 있던 B군
에게 담배 한대 빌리자고 청했다. 하지만 B군은 덩치가 크긴 하지
만 사실 고등학생이었고 그 옆에 앉아 있던 B군의 아버지 C씨가
“고등학생에게 왜 담배를 달라고 하냐”며 A씨와 실랑이를 벌였다.
여기에서 시작된 시비가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져 A씨는 역직원에
의해 경찰지구대까지 인계되었다.
그리고 좋은 예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파트 단지에 정전이 발생했다. 폭우로 인해 지하 수전설비가 침수
되어 단지 전체의 전력공급이 끊겼던 것이다.
신고가 접수된 일요일 오후 5시 반부터 장대 같은 폭우 속에도
혼연일체가 되어 설비 복구에 매달렸다.
결국 월요일 새벽 4시 20분경에 복구가 완료되었고,
후에 아파트 부녀회에서 따로 플랭카드를 걸어
신속 복구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작업을 하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있다 보면
그 시간 만큼은 현실과의 단절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 묘한 기분은
나의 글 솜씨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스케치에서 사람들이 서양 사람들 같고, 위의 대머리 아저씨는 젊은 사람으로 교체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서핑하는 사람의 코와 눈을 수정하고 위에 대머리 아저씨는 젊은 사람으로 수정해서 채색 작업을 하였다.
위 그림의 주제는 나만의 위기 대처법이다. 작업을 하면서 나에게 위기가 오면 어떻게 해~왔나
생각해 보았다. 위기를 흐르는 물결이라 생각하고 몸을 맡기고 갈때 까지 갔던 것 같다..
인생을 살아 갈때 자신에게 처해지는 상황까지 조절하려 하는 것은 오만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것 같다...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작업을 핑계로 운동을 소홀히 했다. 다시 줄넘기를 잡고 열심히 운동할 때이다.